짧은 생각들

마음 이야기 2015. 7. 30. 16:31

# 폭염 속에 간간이 내리던 소나기도 청량감을 느낄 수가 없다. 초록색과 황토색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단단한 도시에서 그들을 만나기 때문일까. 가슴 철렁하도록 시원한 소나기가 그립고 바람에 나뭇잎이 펄럭이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 휴가를 예정해 놓긴 하였지만 가족들과의 일정이 어긋나는 바람에 어떤 계획도 없다. 온전히 나 혼자에게만 덩그러니 주어진 시간이라면 그나마 홀연한 여정이라도 생각해보건만, 이번엔 그러지도 못할 것 같다. 눅눅한 방 한 쪽에서 책이나 읽으면서 폭염을 견뎌야 할 듯 싶다.

 

# 법륜 스님의 말과 글은 정말 늘 불안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단비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스님의 말씀처럼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살 수는 없겠지만 -내가 못한다고 '모든 사람들'로 일반화 시키는 것은 아닐까- 적어도 문득문득 접하면서 수시로 자신을 돌이켜 본다면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생활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어른이 보기에는 아이들이 아무리 성장해도 아이라지만, 가장 위험한 건 그들의 성장속도조차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의식과 생각의 눈높이를 맞추고 공감을 해주지 않는다면 그 무슨 배려를 한들 그게 진정한 배려일까 아니면 어른(부모?)로서의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일까.

 

# 세상에 퍼진 구름이 너무 두껍고 넓어 파란 하늘을 온통 가리고 있다면, 그래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파란 하늘 자체가 남아있게 되지 않는다면, 아마 모두들 음울한 구름 아래서 살아가는 방법이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 생활이라고 인식하게 되겠지. 모든 색상과 의식과 습관이 그렇게 맞춰질테고... 지금 이 세상에 퍼져있는 부조리와 부정도 그러할까? 보신(保身)과 탐욕, 비상식이 정상인 세상이 너무나 슬프다.

 

# 다시 역사책을 읽고, 다시 철학 책을 읽는다.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내 자식들은 내 얘기를 들어줄 것이고 나는 내 자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얘기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만이 소심한 내겐 최선이다. 매주마다 차곡차곡 쌓이는 '시사IN'의 두께와 무게가 버겁지만 아직은 버릴 수 없는 것처럼.

'마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제  (0) 2015.07.06
성불하세요  (0) 2015.06.24
마왕을 애도하며  (0) 2014.10.28
가을  (5) 2014.10.23
전운  (0) 2014.10.13
Posted by 행복휘파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