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6

오래된 집을 보며

#옛 도청옆, 좁은 샛길이 크게 넓히면서 좌우의 오래된 가옥들과 건물들이 많이 철거되었다. 그 와중에 남아있는 한 주택. 아무도 살지 않은게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흉물스럽게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고집센 세월이 보인다. 다른 건물들에 가리어 저렇듯 단단하고 완강한 주택이 있었다는 걸 누가 알았으랴. 주위의 건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헐리고 나서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저 건물을 보며, 그 끝이 어떨지 알면서도 끝까지 존엄을 잃지 않으려 하는 고집이 연상된다. #하.저 집 꽤 괜찮은데 했던 집들이 어느새 헐려 공터가 되는 걸 종종 보았던 거리인지라, 저 건물을 바라보는 눈길에도도 안타까움이 섞인다.

사는 이야기 2026.06.23

#2026. 6. 12일

# 기억 속에 옛 관공서나 공공기관 건물에는 늘 국기게양대가 3개 있었고 가운데는 태극기, 그 옆엔 꼭 새마을운동 깃발이 있었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났다. 지금도 어딜 가면 새마을운동 깃발이 있을 거다. 바르게살기운동본부, 새마을운동본부..그런 단체가 지금도 위세당당히 존재한다는 거... 다들 알고는 있지? #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볼만했다. 오늘의 축구경기. 협회한테는, 행정에게는, 시스템에게도, 감독한테도 개판이라 욕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땀과 열망에 대해서는 욕하면 안되지. 그 청년들은 응원을 받아야 해. 화이팅!

사는 이야기 2026.06.12

#2026. 6. 10일

# 날씨가 화창했고 햇볕도 좋았다. 다만, 따가운 정도는 아니었다. 좋았다. 그러고보니 이제 6월인데 당연스럽게 따가운 여름 햇살이 아님을 신기해 하다니, 극적으로 여름이 길어진 기후의 변화에 어느새 몸이 적응한 모양이다. # 욕실 샤워기 수전을 교체했다. 그동안 수압 문제도 있고 샤워중에 갑작스레 찬물이 나오는 통에 곤혹스러웠지만, 어제 저녁에 어찌어찌 수압을 회복해서 그 증상을 다스린 직후였다. 배송되어 온 새 수전을 본 아내가 기왕 새로 산 걸로 교체하자고 하여, 기어이 교체를 했다. 해놓고 보니 나쁘지 않다. 당연히, 온수도 잘 나온다. # 오늘이 6.10일이다. 대학 다닐 시절에는 오늘은 무조건 집회가 있는 날이었는데, 세상은 주식이야기만 가득하다. 욕망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지 않고는 ..

사는 이야기 2026.06.10

사람은 사람에게 위로를 받는다

아끼던 직장 후배가 주말에 외조모 상을 당했다.보통 직원 경조사를 챙기더라도 본인 혹은 배우자 부모 선까지만 챙기는 것이 직원간에 일반적이지만, 친분이 남다르다면 조부모라 하더라도 위로를 해주는게 맞다. 한 시간 정도 운전하여 빈소가 차려진 곳을 가서 후배를 만났다. 연세가 93이시니 장수하셨고 두 달 남짓을 제외하곤 정정하게 지내신 터라 조심스레 호상인 셈이라 너무 슬퍼하지 말고 해주었다. 의례적인 이야기들 후에 직장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까지 3년간 같은 팀에서 말 그대로 동고동락하며 유독 끈끈했었고, 서로에게서 어떤 이야기라도 새어나갈 걱정은 하지 않는 사이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장이든 어디든 사람 사는 곳에서 역시 가장 힘든 건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

사는 이야기 2025.06.28

뒤늦은 버킷리스트

무더위가 제 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려고 한다.문득문득 장마비가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도 변함없이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여야 할 것 같다.나이 들만큼 들고, 아직 학생인 자녀 걱정과 몇 해 남지않은 퇴직에, 점점 부담되는 건강지표들에영락없는 대한민국 아저씨 그대로인데어제 뜬금없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무려면 어떠냐.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게 언제든 하면 되는 거지. 그래도 된다.우유니 사막. 가우디의 건축물, 이구아수 폭포, 페트라... 아 그런 거 말고. 보면 우와~ 하고 입이 떡 벌어지는 그런 거 말고직접 몸으로 겪고, 내 몸으로 뭔가 해보는 그런 거로 해보고 싶다.마라톤, 스노클링, 그림, 악기, 지리산천왕봉, 한라산 겨울산행, 시골살이 뭐 이런 거....

사는 이야기 2025.06.24

선택을 마치고

누구나 살면서 여러 번의 선택을 한다. 아니, 살아가는 것 자체가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다.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온전히 자신의 삶으로 남고 그 무게 역시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 또 하나의 선택을 하면서언젠가 미래에 -어쩌면 멀지 않은 내일에 오늘의 선택을 아쉬워 할 것이란 예감이 든다.하지만 그 때에 가서 후회는 하지 않아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놓친 물고기가 더 커보이는 법이니까, 새로운 물고기를 굳이 놓친 물고기와 비교할 필요는 없어.다만, 새로운 물고기가 없이 빈 손이라면 어떡하지? 하는 상상도 해본다. 침몰하는 타이타닉에 타고 있는 기분이 든다. 28년의 세월 동안 한 회사에 몸 담았고, 어느새 내 나이도 50 중반이 되었다.영원하리라 믿지는 않았으나, 이리 속절없이 지나버릴 ..

사는 이야기 2024.11.04

여름휴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무려 일주일을 Full로 꽉꽉 채웠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싶었다. 아 물론 그 대가는 지금 혹독히 치르고 있는 중이다.(ㅠ.ㅠ) 어제 보다도 더 늦은 퇴근임에도 불구하고 근 1년 넘게 버려두었던(?) 블로그를 찾아왔다. 원래는 오늘 읽은 외신기사의 감동을 갈무리해두려던 목적이었는데, 1년 전 마지막 글이 작년 여름휴가 이야기라 올해 여름휴가 이야기로 이어주는 것이 낫겠다 싶다. 올해 휴가지는 부산이다. 해운대에 숙소를 잡았고, 좋은 회사를 둔 덕분에(?) 숙박비는 공짜로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 수년간 복지혜택을 참아왔던 아픔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결혼하기 전에 이곳을 왔었던 적이 있었다. 그랬던 것이 이제 10년이 지나서 두 아이를 데리고 다시 ..

사는 이야기 2016.08.18

짧은 생각들

# 폭염 속에 간간이 내리던 소나기도 청량감을 느낄 수가 없다. 초록색과 황토색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단단한 도시에서 그들을 만나기 때문일까. 가슴 철렁하도록 시원한 소나기가 그립고 바람에 나뭇잎이 펄럭이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 휴가를 예정해 놓긴 하였지만 가족들과의 일정이 어긋나는 바람에 어떤 계획도 없다. 온전히 나 혼자에게만 덩그러니 주어진 시간이라면 그나마 홀연한 여정이라도 생각해보건만, 이번엔 그러지도 못할 것 같다. 눅눅한 방 한 쪽에서 책이나 읽으면서 폭염을 견뎌야 할 듯 싶다. # 법륜 스님의 말과 글은 정말 늘 불안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단비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스님의 말씀처럼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살 수는 없겠지만 -내가 못한다고 '모든 사람들'로 일반화 시키..

마음 이야기 2015.07.30

무제

"캄캄한 방 안이 밝아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그 방이 백년 전부터 어두웠든 어제부터 어두웠든 불빛 하나 밝히면 어둠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것이 깨달음의 원리입니다. 아무리 두터운 업장이라도 불법의 이치에선 작은 차별조차 없습니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서는 업의 가볍고 무거움, 수행한 시간의 길고 짧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법륜 스님의 금강경 강의 p.123 하지만 스님. 이 땅에는 순식간에 사라져야 할 어둠이 너무도 넓고 깊고 완강해요.... 옳고 그름, 선하고 악함, 기쁨과 슬픔, 분노와 절망...이 모두가 '분별하는 마음',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하시는 스님..구구절절이 옳고 마땅한 말씀이지만 그렇게 해탈해버리기엔 이 각박하고 짐승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범부들이 너무도 가엾고 또 앞..

마음 이야기 201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