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7 짧은 생각들 # 폭염 속에 간간이 내리던 소나기도 청량감을 느낄 수가 없다. 초록색과 황토색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단단한 도시에서 그들을 만나기 때문일까. 가슴 철렁하도록 시원한 소나기가 그립고 바람에 나뭇잎이 펄럭이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 휴가를 예정해 놓긴 하였지만 가족들과의 일정이 어긋나는 바람에 어떤 계획도 없다. 온전히 나 혼자에게만 덩그러니 주어진 시간이라면 그나마 홀연한 여정이라도 생각해보건만, 이번엔 그러지도 못할 것 같다. 눅눅한 방 한 쪽에서 책이나 읽으면서 폭염을 견뎌야 할 듯 싶다. # 법륜 스님의 말과 글은 정말 늘 불안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단비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스님의 말씀처럼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살 수는 없겠지만 -내가 못한다고 '모든 사람들'로 일반화 시키.. 2015. 7. 30. 무제 "캄캄한 방 안이 밝아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그 방이 백년 전부터 어두웠든 어제부터 어두웠든 불빛 하나 밝히면 어둠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것이 깨달음의 원리입니다. 아무리 두터운 업장이라도 불법의 이치에선 작은 차별조차 없습니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서는 업의 가볍고 무거움, 수행한 시간의 길고 짧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법륜 스님의 금강경 강의 p.123 하지만 스님. 이 땅에는 순식간에 사라져야 할 어둠이 너무도 넓고 깊고 완강해요.... 옳고 그름, 선하고 악함, 기쁨과 슬픔, 분노와 절망...이 모두가 '분별하는 마음',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하시는 스님..구구절절이 옳고 마땅한 말씀이지만 그렇게 해탈해버리기엔 이 각박하고 짐승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범부들이 너무도 가엾고 또 앞.. 2015. 7. 6. 성불하세요 불교철학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화두는 역시 싯다르타가 태어나자마다 외쳤다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온 세상 천지에 나혼자 잘났다 라는 선언처럼 들리긴 하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스스로 홀로이 존귀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선언하는 것. 그렇게 행동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의 모습. 스스로의 주인인 모습. 깨달음의 모습이 아닐까. 유학에서는 충효예의가 중요하여 군주, 부모, 스승, 남녀, 벗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그 도리를 확립하여 사회 속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고하고 처신하는 것을 관습적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것과 비교할때, 불교는 자아에 대한 깨닮음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이다. 당나라 시대의 중심 사상이었던 불교사상에 대해 송나라 시대에 들어와 유학의 르네.. 2015. 6. 24. 마왕을 애도하며 회사 보안정책이 어찌나 훌륭한지 이미지나 노래 링크 불가하여 그가 좋아했다던 노래의 가사만 옮기고 천천히 읽어본다. 안녕, 마왕. 민물장어의 꿈 - 작사/작곡/노래 신해철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 2014. 10. 28. 가을 워크샵차 온 원주 몰랐던 가을이 눈 앞에 서 있다. 아. 참 무심했구나... 2014. 10. 23. 전운 저 멀리 도시를 에워싸고 산줄기 위에 대기하고 있는 구름 떼가 마치 진군의 나팔을 기다리는 창칼로 무장한 군대같이 느껴진다. 저들은 이 도시를 뒤덮어 비바람을 쏟아부을런지 아니면 평온을 남기고 물러갈런지 이제껏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바라보며 숫자에 골몰하던 나를 머쓱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도시가 아닌 광할한 초원위에 저 산과 구름이었다면 이 자리 이대로 작은 텐트 하나 치고 주저앉아 나도 함께 노려보고 싶건만. 아깝다 아까워 2014. 10. 1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