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Daum 영화)

 

베테랑 해난구조대원의 이야기. '가디언'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도 케빈 코스트너다. 연거퍼 그의 영화 이야기만 적는건 어떤 의도도 없는 순전한 '우연'.

 

치열한 훈련을 통해 구조대원으로 성장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그들을 훈련시키는 베테랑의 살신성인이 있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이들의 숭고함을 드러내는 영화적 흐름이 뻔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의도된 감동에 동조하는 것은 현실 속에서 타인을 위해 생명을 거는 이들이 엄연히 존재하며, 더더욱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그들에게 마땅한 존경과 대접을 외면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해난 사고에 투입되는 구조대원의 이야기는

아직도 선명한 4월의 세월호를 더더욱 선명하게 떠올리게 했다.

영화를 보면서 현실이 보였고,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채 가슴이 아려오고 슬픔이 감상을 방해했다.

 

영화 속 그들은, 어쩌면 영화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럴지 모르지만, 온전히 자신들의 임무에 집중한다.

죽음을 판단하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 아니라고 배우며, 죽었다고 생각될 지언정 의사의 판단이 기다리는 병원에 후송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는다. 컨트럴타워나 구조헬기의 조종사들도 현장에 서있는 구조요원의 판단을 최우선으로 믿고 그에 따른다. 그것들이 하나의 팀웍이 되고 전설이 된다. 현실도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뉴욕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을때 현장의 지휘관은 대통령도 주지사도 아니었고 뉴욕시 소방대장이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단순한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 현실의 투영이라는 것을 잘 알게 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컨트롤타워는 아예 없었다. 정치인과 관료에 대한 보고와 의전이 현장보다 우선이었고, 현장에선 장비는 커녕 사명감있는 책임자조차 없었다. 그 결과가 300명에 이르는 생목숨의 수장이었고, 국가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수장이었으며, 결국 그것은 탐욕과 부패, 보신주의에 대한 면죄부로 되돌아 올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용산의 참사도, 천안함도, 쌍용차의 죽음의 행진도, 세월호도 뒷날 우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어두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물을 싫어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서워한다'가 맞을 것이다.

딱히 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원체 소심한데다 겁도 많아서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못견딘다.

어떤 이들에겐 중력의 제한을 벗어나 온 몸을 이용한 유영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여튼 나는 그렇지 못하다. 이제라도 수영을 배우면 나아지려나?

 

어릴 적에는 시골마을 냇가에서 개헤엄도 치고 잠수도 하고 물고기도 잡고 했지만, 땅에서 발이 떨어져 내가 내 몸 하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참질 못하고 불안해 한다. 나는 그래서, 만약의 경우,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물로 뛰어들어야 하는 순간이 일생 동안 내게 닥치질 않길 진심으로 바래고 산다. 아무도, 심지어는 국가조차도 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믿음이 소멸된 현실에서, 물에 대한 불안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다니...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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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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