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포토 보기

 

생일날 이 영화를 봤다.

올레클럽을 통해 예매를 했더니 생일이라고 CGV에선 팝콘 세트를 공으로 주더라.

오호... 앞으로 매년 생일날 영화를 봐야겠군...

 

61분간의 해상전투신이 자주 회자되었는데 실제로는 61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금방 지나갔다. 나름 몰입을 했었나 보다. 명량해전을 다룬 또 다른 소설이 있다. 밀리터리 소설 전문인 김경진씨가 지은 '격류'라는 책이다. 그 책에서는 아군 뿐 아니라 왜군, 왜병 개인에 대한 사연들까지 모두 담아져 있어 피아간의 절실함이 영화보다 훨씬 낫다. 아무래도 제한된 시간의 영상매체에 비해 분량에 대한 제한이 작가의 개인역량에 따른 활자매체가 가진 강점이려니 싶다. 영화에서 저격수가 이순신을 저격하는 장면은 소설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소설의 저격수와 조선 장수의 화살 대결은 정말 손에 땀을 쥘 지경이었다.

 

상상력은 영화가 가진 또 하나의 힘이고 매력이다.

하지만 역사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빈틈에 대해서만 상상력을 허용하기에

영화제작자나 감독 입장에선 다소 서운한 부분이 있을지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김한민 감독이 실제 역사와 무관한 장면들을 넣은 것들은 무슨 의도였을까

영화니까...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전투 전후로의 공포감, 좌절감, 절박함 등을 극대화하려고 한 것일까. 하긴 뭐 아무려면 어떠랴. 흡족하게 영화를 보고, 영화를 만든 제작진에게 감사했으면 그만이지.

 

P.S.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의 영화와 실제 역사의 오류들.

1. 거북선의 등장 -- 거북선은 칠전량 해전에서 모두 깨졌다. 명량전투의 투입을 위해 거북선을 새로 건조하는 장면은 실제 역사에선 없었던 일.

2. 선상 백병전 -- 내가 아는 한 명량 전투에서 선상 백병전은 없었다. 실제로 조선 수군의 피해는 전사자, 부상자 수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 백병전이 벌어졌다면 조선 수군의 피해가 그 정도에 그쳤을 리가 없지.

3. 이순신의 암살 시도 -- 암살시도가 있었다면 난중일기나 조카가 후일 작성한 행록 등에 언급되지 않았을리 없다. 하지만 당시 장수들은 이순신이 부재하여 전투를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3. 배설의 죽음 -- 배설이 명량 전투를 앞두고 또다시 도망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망치던 중 화살을 맞아 죽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모두 끝난후 붙잡혀 권율에 의해 처형당한다.

4. 구루지마의 죽음 -- 구루지마가 맞나, 그 이름이...그는 백병전 중 죽은 것이 아니라 전투 와중에 전사한 것을 준사가 발견하여 건져올린 것이 맞다. (사실 난중일기에 나온 목이 잘려 걸린 왜장이 구루지마인지는 좀 헷갈린다...집에 가서 난중일기를 다시 들쳐볼까...)

 

十五日癸卯 晴
1597년 9월 15일. 맑음.

招集諸將 約束曰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되,

兵法云 必死則生 必生則死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 하였고

又曰 一夫當逕 足懼千夫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 했는데

今我 之謂矣
이는 오늘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 亂中日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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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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