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뿌리는 튼튼하고 완강하며 깊고 넓다. 세상은 그들이 만들었으며 그들이 지키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움직인다. 그래서 이 나라는 그들의 나라이며 그들은 자신들의 희생과 봉사로 이 나라가 세워지고 유지되고 있음을 믿는다.

 

영화 '변호인'에서 고문경찰이 지니고 있던 '국가에 대한 신념'은 이 영화 '소수의견'에 등장하는 검사가 지닌 '국가에 대한 신념'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의 철옹성같은 '애국심'과 엘리트주의. 그것이 가능한 그들만의 사회 시스템..(국가를 위해) 그래서 네가 한 일은 뭐야? 라고 묻는 저 표정 안을 보며 온 몸에 소름이 끼친다. 다수이면서도 다수로 살아가지 못하는 우리들 대다수와 달리, 소수이면서 다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세상... 영화를 보면서 평화와 정의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참으로 순진한 환상이란걸 느낀다. 뒤엎지 않는 한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뒤엎을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세상...결국 끝이 어디일지 모른채 다 함께 질주할 뿐이다. 설국열차처럼 언젠가는 다함께 종말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남주가 사건을 맡고 매달리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온 몸을 내던져 완강한 권력과 맞서 싸운 동기가 불분며했다는 것을 제외하곤, 지나치게 리얼해서 놀랐다. 용산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 (아마도 용산은 이보다 더 치열하고 숨막힌 현장이었을테지) 라는 점에서도 집중하게 되었지만 소신있는 기자와 그를 밀어주는 데스크, 남주에 대한 변호사협회징계를 무산시킨 영감님(?) 등의 존재는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거 같다. 현실에선 이런 싸움이 이렇게 커지지도 않을 것이고, 이렇게 선전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내가 너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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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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