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그런 B급 SF인줄 알았으나

되새겨보면 나름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간혹 만나곤 한다.

특히,SF 영화들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던지는 것 같다.

 

[다크시티 Dark City]

개봉: 1998년
감독: 알렉스 프로야스
출연: 루퍼스 스웰, 윌리엄 허트, 키퍼 서덜랜드, 제니퍼 코넬리









외계생명체로 보이는 '그들(이방인)' 이 도시를 건설하고

그 안에 사람들을 데려다놓은 뒤 매일 자정만 되면 사람들의 기억과 도시를 재구축하며

실험을 반복한다. 집단으로서 지식과 기억을 공유하는 그들은

개별 개체로서 기억을 갖는 인간의 '영혼'을 연구하는 실험을 매일 반복한다.

주인공은 유일하게 그들의 능력이 먹히지 않을뿐 아니라 그들과 맞먹는 정신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들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과학자의 도움으로 결국 그들을 무력화시키고

매일 그들에 의해 주입되는 기억이 아닌 스스로의 기억으로 살기 위한 자유를 되찾는 싸움을 해나간다는 내용이다.

1998년 작품이라 CG도 지금의 눈높이로 보면 조악한 편이고

주인공의 뜬금없는 능력치에 대한 설명이나, 도움을 주는 과학자의 정체성 등의 자잘한 부분은 있으나

인간 개별이 갖는 영혼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이라는 주제는 제법 강렬하다

 

[익스팅션.종의 구원자 Extinction]

개봉: 2018년
감독: 벤 영
출연: 마이클 페나, 리지 캐플란, 마이크 콜터, 엠마 부스











이건 극장개봉작은 아니고 넷플릭스 개봉영화인데, 반전이 장난 아니었다.

주인공의 계속되는 악몽. 어딘가 이상한 정신치유 병원. 악몽과 똑같은 외계생명체의 침략...

막강한 외계생명체의 공격 앞에 사람들은 죽어가고 도망치는 와중에 주인공 일행은

어떻게(?) 미리 대비를 하고 있던 동료들과 합류하게 되고

또한 외계생명체 한 명을 사로잡게 된다.

외계생명체를 무력화시킨 뒤, 그 헬맷을 벗겼을때 나타는 모습은...바로 '인간'의 모습!

똑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의 말을 하는 그 '외계인'은 아내를 치료해야 하는 주인공과 함께 남게되고

아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외계인이야말로 원래 지구에 살던 인간들이고

자신들은 인간에 의해 탄생한 AI 안드로이드인데 인간과 전쟁을 벌인 후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화성으로 쫓겨난 인간은 몇 세대 이후 지구를 되찾기 위해 공격해 온 것이라는 것이었다.

영화는 결말을 보여주지 않지만, '외계생명체(사실은 인간)'를 피해 대피장소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침략자를 물리치고 자신들의 고향 지구를 기필코 지키겠다는 '현생 인류(사실은 AI 안드로이드)'들의 다짐을

보여주며 이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이쯤되면... 주인공의 시점으로 영화를 따라가던 나 역시 누구를 응원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과거의 고향/조국을 되찾기 위한 원 주인들의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침략은

실제 우리 세계사에서도 흔했던 일이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곳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특히 인간과, 스스로를 인간으로 알면서 인간과 다름없는 인간성으로 사는 AI안드로이드는

신체구조 외엔 영화 내 설정에선 조금도 차이가 없다. 그럼 어느 쪽이 정말 인간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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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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