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아니 그제 밤.
퇴근 후에 무심코 집어들고는 자정까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어치운 책. 소설책.
본래 소설책은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잘 손에 잡히지 않는 편인데
아내가 오래전에 구해놓고 읽다가 덮어버린 책을 주어들고 4시간 만에 독파해 버렸다.
우연찮게, 그러나 삽시간에 덮친 재난 속에서
국가는 쉽게 한 도시를 봉쇄하고 시민들을 버리고 거리낌없이 살육한다.
읽는 내내
영화 '감기'가 떠오르고
버림받은 '세월호'가 떠오르고
봉쇄당한채 죽어간 '80년 광주'가 떠오르며
가슴이 막히고 화가 치밀고 한없이 슬퍼지는 감정들을 부여잡고 읽은 것 같다.
소설적 구성이 치밀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으나
마치 영화 한 편을 본듯한 기분.
절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떤 형태든 언제든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소재라는 점에서
그리고
만약 현실로 닥치게 된다면
이 국가의 대응도 소설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
지우고 싶은 소설이다.
정유정 작가의 2013년 발표작,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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