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두 권 읽었다. 두 권 모두 평소엔 잘 읽지 않는 소설이다.
난데없이 아내가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한 날부터 나까지 전염된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은 정유정 작가의 '28', 그리고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The Reader)'
영화도 두 편 보았다.
'인터스텔라'는 극장에서,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안방에서.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소설 '28'을 읽고 생각이 나 찾아본 영화다.
실명을 하게 된 개연성은 전혀 없고, 해피엔딩의 결말도 뜬금없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 가운데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지
렌즈를 하나 질렀다. 올림푸스 40-150mm F4.0-5.6 R 망원렌즈다.
DSLR을 과감히 없애고 미러리스로 갈아탄 이후 제법 14-42mm 번들로 잘 버텼다.
실제로 굳이 망원렌즈가 필요한 적은 많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행사를 할 때 (학예회나 발표회 등)는 무대 바로 앞까지 나가지 못하는 터라 망원이 필요했다.
얼마나 잘 쫓아다니면서 찍어줄지 나도 장담은 못한다.
아내는 담양 화재사건 현장에 첫 상황근무자로 12시간을 근무하고 왔다.
재학생이 한 명 끼어있어, 대학에서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을게다.
유가족에게 해명하고 발표할 건 없겠지만 그래도 슬픔의 현장을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8살 아들과 목욕탕을 다녀왔다.
나 어릴 적엔 뜨거운 탕에 들어가는게 고역이었는데, 이 녀석은 목욕탕을 아주 좋아한다.
탕에 들어가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게 참 신기하다. 다녀온 날 일기에 '끝내주게 좋았다' 라고 적었다.
나도 처음으로 아들에게 등을 맡겼다. '끝내주게' 좋았다.
그리고, 나의 일주일은 매우 바빴다.
하지만 그 매우 바빴던 일은 오늘로 끝을 짓고 내일부터는 또 다른 일에 손댈 거다.
그러면서 어느새 11월은 또 저물어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