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

1권을 읽고는 필이 꽂혀서 2권까지 읽는 중이다. 작가의 말을 따르자면 아마 4권까지 나올 거 같다.

 

무슨무슨 트렌드 라는 제목을 갖는, 일종의 미래학 서적을 한때 잘 읽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때만 못하지만, 워낙 불안과 불확실이 판치는 요즘이라

나름대로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위해 읽는다.

 

폭주기관차처럼만 보이던 중국도 예전만 못하고, 일본과 미국도 그렇게 돈을 풀어댔음에도 회복되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는지 미국은 금리인상에 대한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부채를 통해 자산가치를 높이고, 그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정책만 주구장창 쓰고 있다. 나는 경제이론에 대해서 꽉 막혔지만, 막연하나마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미래학은 예언서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 새삼스레 되새긴다.

과거와 현재의 여러가지 현상들 속에서, 주체들의 궤적을 통해서, 미래에 발생가능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추리고

그 것들의 가능성에 경중을 매기는 것이 미래학이다. 그렇게 제시된 미래예측은 금방 현재로 다가오는 가까운 미래로 증명되고 끊임없이 수정되지만, 결국 큰 흐름이란 것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내게 중요한 것은.

거창한 국가와 사회의 미래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에게 닥칠 미래일 것이고

그 속에서 어떻게 나와 내 가족을 지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직접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Tip은 없어도,

미래에 대한 전문연구자의 전망을 눈동냥하는 것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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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사는 이야기 2014. 11. 19. 10:22

 

책을 두 권 읽었다. 두 권 모두 평소엔 잘 읽지 않는 소설이다.

난데없이 아내가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한 날부터 나까지 전염된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은 정유정 작가의 '28', 그리고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The Reader)'

 

영화도 두 편 보았다.

'인터스텔라'는 극장에서,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안방에서.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소설 '28'을 읽고 생각이 나 찾아본 영화다.

실명을 하게 된 개연성은 전혀 없고, 해피엔딩의 결말도 뜬금없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 가운데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지

 

렌즈를 하나 질렀다. 올림푸스 40-150mm F4.0-5.6 R 망원렌즈다.

DSLR을 과감히 없애고 미러리스로 갈아탄 이후 제법 14-42mm 번들로 잘 버텼다.

실제로 굳이 망원렌즈가 필요한 적은 많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행사를 할 때 (학예회나 발표회 등)는 무대 바로 앞까지 나가지 못하는 터라 망원이 필요했다.

얼마나 잘 쫓아다니면서 찍어줄지 나도 장담은 못한다.

 

아내는 담양 화재사건 현장에 첫 상황근무자로 12시간을 근무하고 왔다.

재학생이 한 명 끼어있어, 대학에서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을게다. 

유가족에게 해명하고 발표할 건 없겠지만 그래도 슬픔의 현장을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8살 아들과 목욕탕을 다녀왔다.

나 어릴 적엔 뜨거운 탕에 들어가는게 고역이었는데, 이 녀석은 목욕탕을 아주 좋아한다.

탕에 들어가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게 참 신기하다. 다녀온 날 일기에 '끝내주게 좋았다' 라고 적었다.

나도 처음으로 아들에게 등을 맡겼다. '끝내주게' 좋았다.

 

그리고, 나의 일주일은 매우 바빴다.

하지만 그 매우 바빴던 일은 오늘로 끝을 짓고 내일부터는 또 다른 일에 손댈 거다.

그러면서 어느새 11월은 또 저물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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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찹하다

사는 이야기 2014. 11. 17. 16:27

또 생떼같은 젊은이들이 죽어갔다.

손 쓸 틈 없었다는 화마였다지만,

늘 그렇듯이 '사고' 보다는 '인재'가 부각되고

또 올 한해 지겹게 들었던 사고대응과 속터지는 진상발표가 반복된다.

 

그 현장에,

아내가 나가 있다.

상황실이라고 천막 하나 쳐놓고 앉아 있다는데

거기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함께 억장만 무너질 뿐..

 

참, 기가막힌 한 해로군.

남편은 4월에 팽목항에 나가 자리를 지켰고

아내는 해가 지나기도 전에 또다른 참사 현장에 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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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책 이야기 2014. 11. 14. 12:37

 

어제, 아니 그제 밤.

퇴근 후에 무심코 집어들고는 자정까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어치운 책. 소설책.

 

본래 소설책은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잘 손에 잡히지 않는 편인데

아내가 오래전에 구해놓고 읽다가 덮어버린 책을 주어들고 4시간 만에 독파해 버렸다.

 

우연찮게, 그러나 삽시간에 덮친 재난 속에서

국가는 쉽게 한 도시를 봉쇄하고 시민들을 버리고 거리낌없이 살육한다.

읽는 내내

영화 '감기'가 떠오르고

버림받은 '세월호'가 떠오르고

봉쇄당한채 죽어간 '80년 광주'가 떠오르며

가슴이 막히고 화가 치밀고 한없이 슬퍼지는 감정들을 부여잡고 읽은 것 같다.

 

소설적 구성이 치밀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으나

마치 영화 한 편을 본듯한 기분.

절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떤 형태든 언제든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소재라는 점에서

그리고

만약 현실로 닥치게 된다면

이 국가의 대응도 소설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

지우고 싶은 소설이다.

 

정유정 작가의 2013년 발표작,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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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Daum영화)

 

정말....

환상적이다 라고 할 수 밖에...

 

한가지,

영화 속 저 우주선의 이름이 '인듀어런스(INDURANCE)

20세기 초 남극탐험중 조난 당했으나 '위대한 실패'로 기억된 어니스트 새클턴의 남극탐험 속 배 이름이다.

감독은, 아니 작가는

그 의미를 부여하고자 우주선의 이름을 지었을까

잠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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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Daum 영화)

 

베테랑 해난구조대원의 이야기. '가디언'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도 케빈 코스트너다. 연거퍼 그의 영화 이야기만 적는건 어떤 의도도 없는 순전한 '우연'.

 

치열한 훈련을 통해 구조대원으로 성장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그들을 훈련시키는 베테랑의 살신성인이 있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이들의 숭고함을 드러내는 영화적 흐름이 뻔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의도된 감동에 동조하는 것은 현실 속에서 타인을 위해 생명을 거는 이들이 엄연히 존재하며, 더더욱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그들에게 마땅한 존경과 대접을 외면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해난 사고에 투입되는 구조대원의 이야기는

아직도 선명한 4월의 세월호를 더더욱 선명하게 떠올리게 했다.

영화를 보면서 현실이 보였고,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채 가슴이 아려오고 슬픔이 감상을 방해했다.

 

영화 속 그들은, 어쩌면 영화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럴지 모르지만, 온전히 자신들의 임무에 집중한다.

죽음을 판단하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 아니라고 배우며, 죽었다고 생각될 지언정 의사의 판단이 기다리는 병원에 후송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는다. 컨트럴타워나 구조헬기의 조종사들도 현장에 서있는 구조요원의 판단을 최우선으로 믿고 그에 따른다. 그것들이 하나의 팀웍이 되고 전설이 된다. 현실도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뉴욕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을때 현장의 지휘관은 대통령도 주지사도 아니었고 뉴욕시 소방대장이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단순한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 현실의 투영이라는 것을 잘 알게 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컨트롤타워는 아예 없었다. 정치인과 관료에 대한 보고와 의전이 현장보다 우선이었고, 현장에선 장비는 커녕 사명감있는 책임자조차 없었다. 그 결과가 300명에 이르는 생목숨의 수장이었고, 국가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수장이었으며, 결국 그것은 탐욕과 부패, 보신주의에 대한 면죄부로 되돌아 올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용산의 참사도, 천안함도, 쌍용차의 죽음의 행진도, 세월호도 뒷날 우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어두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물을 싫어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서워한다'가 맞을 것이다.

딱히 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원체 소심한데다 겁도 많아서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못견딘다.

어떤 이들에겐 중력의 제한을 벗어나 온 몸을 이용한 유영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여튼 나는 그렇지 못하다. 이제라도 수영을 배우면 나아지려나?

 

어릴 적에는 시골마을 냇가에서 개헤엄도 치고 잠수도 하고 물고기도 잡고 했지만, 땅에서 발이 떨어져 내가 내 몸 하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참질 못하고 불안해 한다. 나는 그래서, 만약의 경우,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물로 뛰어들어야 하는 순간이 일생 동안 내게 닥치질 않길 진심으로 바래고 산다. 아무도, 심지어는 국가조차도 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믿음이 소멸된 현실에서, 물에 대한 불안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다니...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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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보안정책이 어찌나 훌륭한지 이미지나 노래 링크 불가하여

그가 좋아했다던 노래의 가사만 옮기고 천천히 읽어본다.

안녕, 마왕.

 

 

민물장어의 꿈

- 작사/작곡/노래 신해철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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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음 이야기 2014. 10. 23. 14:55



워크샵차 온 원주
몰랐던 가을이 눈 앞에 서 있다.
아. 참 무심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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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마음 이야기 2014. 10. 13. 15:30




저 멀리
도시를 에워싸고 산줄기 위에 대기하고 있는 구름 떼가
마치 진군의 나팔을 기다리는
창칼로 무장한 군대같이 느껴진다.

저들은
이 도시를 뒤덮어 비바람을 쏟아부을런지
아니면
평온을 남기고 물러갈런지

이제껏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바라보며 숫자에 골몰하던 나를
머쓱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도시가 아닌 광할한 초원위에
저 산과 구름이었다면
이 자리 이대로 작은 텐트 하나 치고
주저앉아 나도 함께 노려보고 싶건만.

아깝다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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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 씨와 관련된 요 몇일 사이의 기사를 오늘에야 제대로 읽었다. 연예계의 특정인이 거론되는 인터넷 기사들은 대부분이 그렇듯이 방송에서 어쨌느니 하는 중계성 기사라던지, 아니면 별 영양가 없는 가십거리나 자극적인 기사들이 많은 터라 잘 들여다 보지 않는 편인데, 차승원씨에 대한 이 기사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생각부터 든다.

 

20여년간 소식도 없던 친부가 나타나서, 유명인이 친아들처럼 대해 왔기 때문에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한 사연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리고 고금을 막론하고 (태초?의 원시공동체가 아닌 이상)

사람과 사람이 사는 사회에선 늘상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난 대체로 기른정에 대해 우호적인 편인지라, 물론 아비의 입장이 아니라 자식의 입장이 더 중요하지만, 하지만 저 친부는 정말 염치없단 생각이 들지도 않나? 하고 혀를 쯧쯧 찼다, 한편으론 차승원씨가 유명 배우로 이름을 알린게 한두 해도 아닌데, 왜 지금에서야 친부는 갑자기 나타나 명예훼손을 얘기할까? 하는 의문도 든다. 양육에 대한 그동안의 갈등이 있어왔고 그 갈등이 당사자간에 해결이 안되어 공개된 것일까? 뭐, 그거야 모를 일이다. 솔직히 관심도 없고...

 

어른이 어른 노릇을 못하는 사회에서

새삼스레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정기구독하는 시사주간지 '시사인'에선 얼마 전에, 최근 논란이 되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저장소의 사고(思考)체계를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에는 연구자가 '아버지'란 존재의 영향에 대해서도 이유를 꼽았다. 최근들어 우리 한국영화에도 아버지를 다룬 영화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7번방의 선물','방황하는 칼날','또 하나의 약속'등등.

어디 영화 뿐이랴... 있을 수 없는 사고로 딸을 잃고 40여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한 유민아빠의 이야기는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지만, 불행히도 우리 현실에 버젓이 존재하는 아빠의 모습이다.

 

아버지라는 롤모델을 경험하지 못하였기에, 솔직히 그게 이유가 되진 못함을 알면서도, 퇴근하면 나를 향해 엉겨붙는 두 아이와 레슬링을 하면서도,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선 자신이 없다. 어떤게 훌륭한, 아니지 적어도 든든한 아버지의 모습일지 여전히 모르지만, 누군들 자기만의 아버지 상을 내외면으로 갖추고 시작하랴 하며 위안을 해본다.

 

오늘은 퇴근하고

좀 늦더라도 '또 하나의 약속'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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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Daum 영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3 Days to kill'

포스터나 시놉시스를 보면 딱 그만그만한 액션영화다. 그러려니 하고 케빈 코스트너에 대한 호감만 믿고 보았으나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뭐냐 이거, 그만그만한 액션영화가 아니잖아???

 

늙고 병들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전직 요원의 마지막 임무....(최대한 스포가 안되려 노력중. 적어놓고 보니 또 그만그만한 액션 영화의 카피 같네. =.=) 뭐 어쨌든 액션과 가족이라는 두 축으로 전개되는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족, 그리고 반항기 어린 10대 딸과의 소통을 위한 우리의 주인공 아빠 에단의 모습은 액션에 가리기는 커녕 되려 액션을 가리고 있다.

 

10대 딸에 대한 부성애와 액션을 함께 다룬 영화로는 그 유명한 '테이큰'을 꼽을 수 있겠는데 실상 '테이큰'에서 딸과의 관계는 액션을 위한 동기, 액션의 이유에 불과했다. '3 Days to kill' 에선 10대 딸(그리고 가족)의 곁으로 다가가려는 아빠의 다양한 모습이 영화 내내 실감나게 보여진다. 딸의 남자친구에 대한 어정쩡함, 핸드폰 벨소리, 파티장까지 찾아가는 보호본능(?), 그리고 압권은 자전거다. 딸의 노골적인 거부의 상징인 '자전거'를 둘러싼 갈등과 화해는 그 절정이었다. 자전거를 타게 하려고 구차할 정도로 챙기는 아빠, 정 떨어진다는 듯이 거부하는 딸, 그러다 결국 딸이 자전거를 거부하는 이유가 밝혀지고 결국 자전거로 서로 화해를 하게 되는 그 장면이 정말 찡했다.

 

아, 물론 액션은 액션영화 다웠다. 아빠 에단에게 임무를 부여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알면서도 바람처럼 나타나곤 하는 그 늘씬 미녀의 캐릭터는 좀 의아하긴 했지만, 뭐 그녀를 무시하고 보아도 좋을 만큼 괜찮은 스토리다. 다른 캐릭터들... 즉, 제거 대상이지만 두 딸에 대한 애정이 철철 넘친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지 않는 중간보스라던지, 프랑스의 그 유명한 빈집점유자 가족이라던지...이들 캐릭터를 보는 것도 쏠쏠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고 하기엔 실패작들이 많긴 하지만 (실패작들이 다 졸작이란 뜻은 아님. 물론 졸작도 있었지만 ^^) 케빈 코스트너는 몇 편의 영화로 깊이 기억되는 배우다. 내게 있어서 케빈 코스트너의 대표작은 '보디가드', '꿈의 구장', '퍼펙트월드', '늑대와 함께 춤을' 정도... 아 'JFK'가 빠졌구나... 이 영화에서 케빈 코스트너의 이미지는 원숙해진 중년, 이젠 늙고 둔해졌지만 그래도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견뎌내려는 아버지의 이미지이다. 생각해보니 금년에 개봉한 '폴리스스토리 2014'의 성룡과도 똑같다. 그 이미지... 참 좋다.

 

영화를 보고 난 생각 두 가지

1. 어릴 때 잘해줘봐야 아무 소용없다. 나중에 우리 딸이 저만큼 자라서 '아빠가 나에 대해서 뭘 알아?' 하는 소리

   안들으려면 기억도 못할 나이에 정성 쏟는 것보단 조금 컸을 때 더 잘해야겠다.

2. 종적을 감춘 딸을 찾아내려면 클럽도 잘 알아야 하고, 누구 족치는 법도 알아야 하고, 빠릿빠릿한 놈 서넛과도

   맞짱 정도는 뜰 수 있어야 겠구나. 

하~~ 한숨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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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Daum영화)

 

케이트 베킨세일 이란 배우를 참 좋아한다. 레이첼 와이즈와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외국여배우 쌍두마차이다. (그 다음이 에바 그린과 매를린 스토우, 르네 루소 정도.) 하여튼, 케이트 베킨세일이 출연한 영화는 가급적 찾아보는 편이다.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음... 한 미모+몸매인 것도 이유가 되고(쿨럭!) 왠지 순수해 보이면서도 지적인 이미지인 것도 이유가 된다. 이유를 두 가지만 대면 왠지 속보일 것 같아 굳이 하나를 더 대자면 지금까지 보아온 그녀의 출연작 중에서 그래도 실망한 작품이 없어서 -물론, 모두가 훌륭했던 것만은 아니지만-라고 추가해본다.

 

화이트아웃이란 영화는 남극기지에서 거센 얼음폭풍으로 모두가 철수하기로 한 당일날 발생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스토리의 짜임새를 먼저 보자면 이야기 얼개의 처음과 마지막을 빼곤 무난하다. 그 처음은 어쩐지 작위적이었고 마지막은 다소 허황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남극의 풍광과 케이트 베킨세일만으로도 그럭저럭 만족한 영화...라고 해둔다.

 

어찌됐든...4,000명 정도가 상주한다는 남극.(겨울에는 그나마 1,000명 정도란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영토적 권리를 요구할 수 없는 마지막 남은 인류 공동의 대륙 남극. 그 곳도 인간이 거주하는 이상 탐욕과 살인은 벌어진다는 것. 영화인 이상 선악 혹은 갈등이 없을 리 없어서 그렇다지만 어쨌든 인간사회라면 어쩔 수 없나 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최후의 척박한 대륙에서 12년을 사람들을 치료하고 보살펴주던 노(老)닥터의 쓸쓸함과 허무함을 좀더 바라봐 주었다면... 하는 점이 남는다. 성실하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풍부했던 그가 자신의 지난 삶을 어떻게 돌아보는지 왜 순간적으로 유혹에 빠지게 되었는지 공감할 수 있는 과정이 송두리째 빠져버린 영화의 빈 자리가 무척 아쉽다.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야지 하면서 영화를 봤는데 말이다.

 

 

 

내가 본 케이트 베킨세일의 영화들 中에서...

그래도 최고는 첫 영화인 '세렌디피티'. 그 영화를 통해 '케이트 베킨세일'과 '존 쿠삭'이란 배우를 익혔다.)

 

사족. 처음에는 '베킨세일'이라 하지 않고 '바겐세일'로 외웠다. 웃기려고 그런게 아니라 외우기 쉬워서.

        내가 왜 웃기려 했겠나.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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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후배들과 만나 술 한 잔 나누었다.

한 녀석이 강력 추천하는 곳으로 2차를 갔는데 중국집...

(나름 '정통' 중국집이랜다. 조선족이 아닌 오리지널 중국인이 운영한다는...)

 

그 곳에서 먹은 것이 그러니까...

 

하얼삔맥주... 칭따오 맥주는 먹을 기회가 종종 있지만, 하얼삔 맥주는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이라고 맛만 보잖다.

먹어보니 이거 정말 부드럽다. 내가 술 가지고 부드럽다 하는 표현은 절대 안쓰지만, 이것 만큼은 예외다. 진짜다.

 

고려촌.... 중국 술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주(증류주) 일종인데, 중국사람들도 조선족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단다. 후배는 이 걸 가장 강추하였는데, 내 입맛에는 기존의 고량주와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

 

물만두... 이건 그냥 흔한 물만두와 다른 것 같지 않았는데.. (식감이 좀 풍부한 것 같은 거 빼고...)

 

양꼬치구이... 흠, 색다른 맛이군. 젠피..라고 하나? 그 독한 향료... 실제 본토에선 그 향료를 듬뿍 뿌려서 판다는데 여기선 별도의 접시에 향료 소스를 담아서 내주었다. 알아서 찍어 먹으라고..원래는 대여섯 가지 양념을 골고루 내줘서 입맛대로 바르거나 찍어 먹게 해준다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너무 단골이 와서인지 간단 모드.

 

중국식탕수육(꿔바로우)... 이거이거... 진짜다. ㅠ.ㅠ 이 집에서 가장 감동받은 음식. 탕수육이 다 같은 탕수육인지 알았건만, 이런 탕수육도 있구나. 전분을 입혀서 튀긴게 아니라 찹쌀가루를 입혀서 튀겼고, 별도로 수북한 소스가 있지도 않다. 양파며 콩이며 바리바리한 야채도 없고 심플하게 탕수육만 한 접시...짭짤하고 달콤한 맛... 우왕 맛있다. 언제 식구들 데리고 와서 먹어야지...할 정도.

 

맛있는 걸 찾아 먹는 식도락가를 한 명 기억한다. 나야 뭐 맛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맛있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 일부처 찾아 다니면서 먹지는 않더라도 멀지 않은 곳에 색다른 맛의 음식이 있다면 한번쯤 발품 좀 판 댓가로 즐기는 것도 괜찮다 싶다.

 

음... 맛있는 거 먹었다고 하면서 사진이 없는 건 함정. (아니면 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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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판결

사는 이야기 2014. 9. 12. 11:29

가급적 정치,사회 얘기는 안하려 했건만

오늘 아침 모 판사님의 판결이 하도 걸작인지라,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너무 아까워서 한줄 코멘트.

 

그러니까 말인즉슨...

"썸을 타기는 했지만 썸씽은 아니다"

뭐 이런 뜻?

 

아마 열라 공부 많이 하시어 판사가 되셨을테고

암기 위주 학습법의 그야말로 대명사일 것이 법학공부일 것인데

그러고보면 암기 위주 학습법이 창의력을 죽인다는 말은 다시 한번 제고해 봐야 하지 않을까?

 

아마... 십 년 전 쯤의 관습헌법 다음으로 창의적인 판결인 듯...

 

http://media.daum.net/issue/438/newsview?issueId=438&newsid=2014091116001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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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박희봉

출판사: 논형

 

추석 연휴, 나름 알차게 보내리라 마음먹고 책을 몇 권 구입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집어든 책. '교과서가 말하지 않은 임진왜란 이야기'란 제목인데...워낙에 역사 관련 책을 좋아하는 터라 임진왜란에 대한 서적은 몇 권 이미 가지고는 있지만 이 책은 정말 '대박'이다.

 

지은이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물론 역사학자만 역사 관련 저술을 하란 법은 없다. (아 정말 다행이야) 그는 행정학을 전공하다가 논문의 참고 자료로 일본의 과거 기록(1924년인가... 일본 군부가 작성한 조선 관련 역사기록물이랬다.)을 보다, 우리가 관행적으로 알고 있던 임진왜란에 대한 인식에 의문을 갖고 이 책을 적었다고 한다.

 

동서붕당으로 인해 피폐해지고 무능한 조정, 지리멸렬한 관군(수군 빼고), 100년간 내전으로 인한 왜군의 막강 전투력, 국왕 선조의 무능과 시기심, 사대주의... 후손 입장에선 정말 낯 부끄러운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나라는 거덜나고 간신히 의병들의 활약과 수군의 승리, 그리고 명나라의 지원에 힘입어 왜군을 물리쳤다 라고 알고 있는 인식은 틀렸다! 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조선을 침략한 왜군의 총 병력은 28만... 그러나 7년 전쟁이 끝나고 일본으로 돌아간 병력은 8만여명... 나머지 20만명은 어떻게 되었는가??? 이 깜짝 놀랄만한 의문을 던진 저자는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군부가 작성한 기록물을 토대로 차근차근 밝혀 나간다. 그리고 내리는 결론. 개전초기 첫 2개월간 파죽지세로 진격한 왜군의 승전.. 그러나 그것 뿐이었다라는 것이다. 병농일체의 나라 조선에서 관군과 온 백성의 완강하고 꾸준한 저항과 전투력으로 28만의 병력중 20만을 사상시킨 것이다. 과연 조선이 패배자라 생각해야 맞는 것인가?

 

의병들은 불굴의 용기로 적을 맞이하여 죽기로 싸웠으나 조선의 장수와 병사들은 무능하고 어리석어 적을 두고 뿔뿔이 흩어지거나 모래성처럼 무너지기만 하였던가? 500~800명으로 20,000명의 적을 상대한 부산성과 동래성 전투, 13,000명으로 22,000명을 상대한 임진강 전투, 5,000명으로 23,700명과 싸운 1차 평양성 전투, 1,000명으로 3,000명과 싸운 영원산성 전투, 3,800명으로 30,000명과 싸운 1차 진주성 전투, 10,000명으로 20,000명을 상대한 독성산성 전투, 2,300명으로 20,000명을 싸워 이긴 행주산성 전투, 5,800명으로 93,000명과 싸운 2차 진주성 전투....이 모든 전투들이 조선 관군의 전투이다. (의병들도 가세한 병력 수이긴 하다. 하지만 의병 만으로 싸운 기록까지 더하면 허다하다) 이렇게, 비록 압도적인 병력 열세로 패배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운 전투들은 진주대첩/행주대첩 외엔 누구도 기억해주질 않는다. 이런 싸움들이 모이고 모여 28만의 침략군이 겨우 8만여만 살아 돌아간 것인데도 말이다.

 

임진왜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침탈당한 부끄러운 역사에 머무르지 않고 총력을 다해 격퇴한 승리의 역사로.

지은이가 얘기하고 싶은 건 바로 이 것이다.

어찌보면 이 저자도 참 물건이다 싶다.  논문 참고자료에 필이 꽂혀 엄한 역사책을 쓰다니.

하지만, 국가가, 전문가가, 마땅히 해야할 역할을 가진 자가

하지 않아서 혹은 하려고 하지 않아서

개인이 나서 뭐든 하려고 하는게 이 저자 뿐이랴 싶다... (아 이런 책 얘기 하다가 딴데로 새면 곤란하다.. 참아야지.)

 

암튼, 오랫만에 신선한 기운이 확 올라오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는 것.

추석 연휴 책 고르기... 이만하면 성공이다. (나머지 3권도 기대 만발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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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화상회의 도중에
문득, 진짜 아무 의도없이 고개를 돌리다 창밖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눈부신 일몰과 도시의 실루엣
마치 거대한 폭발의 섬광과도 같았다.
(SF영화룰 너무 많이 봤나보다)

순간의 장엄함
찰나의 기억

# 아이폰으로 사진을 올리다보니 사진 크기가 어떨지 도통 모르겠다.
게다가 지저분한 창문 너머로 찍었더니 화잘도 구리다. 아.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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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건물 4층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오늘의 메뉴를 먹고

13층의 사무실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왔다.

 

채 3개 층을 지나기도 전에 허벅지가 찌릿찌릿해와서

마침 7층을 지나던 터라 구구단을 7단부터 외우기 시작했다.

9단까지 보폭에 맞춰 쉬엄쉬엄 중얼거렸는데도 13층 도달이 하 막막하여

급기야 거기서 중단할 수가 없었는데

10단과 11단은 너무너무 만만하게 느껴져서

12단으로 건너뛰어 외웠다... 근데 12단.. 속으로 이것도 건너뛰었어야지 않았나.. 했는데 아니더라

12곱하기 6까진 제법 막히지 않았는데 12곱하기 7부터는 한 계단씩 더 걸리더라구... (에헤헤)

결국,

다행히 13단까지 가지 않은 상태에서 사무실에 도착하였다.

 

예전엔 그래도 제법 산도 잘 다니고

허리굽히기를 하면 가슴이 무릎에 닿.... (...지는 않았고 닿을락말락... 이라고 해두자. 크흠) 아뭏튼 그러했는데

'남의 편'이 된 이후로 거의 늘정늘정 거리기만 하다보니

이젠 계단 오르기조차 헉헉대는 꼴이 되었다. 아 심하게 반성스럽다.

그래도 이런 거라도 해야 마음이라도 놓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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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스 파인 포토 보기

 

2009년에 개봉한 영화. 로버트 드니로가 왜 명배우라 불리는지 정말 새삼 끄덕여진다.

그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로만 알았다. 물론 갈등이 있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아버지라는 존재, 아버지의 애정표현,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 등에 대해 생각했다.

 

몇 가지의 인상적인 장치들... 예를 들어 '행복하니?' 하고 일일이 묻는 아버지. 많은 장면에 드러나는 전화선의 의미. 아날로그적인 필름카메라. 아버지의 눈에 비치는 아이들의 모습..사실 그런 장치들을 의식해서 였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런 장치들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방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뭐라 표현하긴 어렵지만 가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인건 분명하고, 배우들의 명연기에 절로 가슴이 미어지는 영화... 가슴은 따뜻하지만 겉으론 엄한 수많은 아버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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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전쟁]

책 이야기 2014. 8. 28. 22:14

 

이상한 전쟁

마르틴 아우어 지음.박희라 옮김.

2003.4.7 도서출판 미토

 

전쟁에 대한, 전쟁을 일으키거나 혹은 그 선동의 논리에 휩쓸려 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짧은 이야기 스무 개로 모은, 동화같고 우스꽝스럽지만 곰곰히 읽다보면 슬픈 이야기 책.

 

 

여덟 번째 이야기. 인간대 인간 (全文)

 

발라반 씨가 신병이 됐을 때, 교관은 언젠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자, 오늘은 인간 대 인간으로 하는 전투 훈련이다.

이 훈련은 전시에 제군들에게 중요한 것이다!"

"저기요" 하고 발라반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만약 정말로 전시에 인간 대 인간으로 전투를 하게 된다면 제 상대가 누군지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아마 저는 그 사람과 화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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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포토 보기

 

생일날 이 영화를 봤다.

올레클럽을 통해 예매를 했더니 생일이라고 CGV에선 팝콘 세트를 공으로 주더라.

오호... 앞으로 매년 생일날 영화를 봐야겠군...

 

61분간의 해상전투신이 자주 회자되었는데 실제로는 61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금방 지나갔다. 나름 몰입을 했었나 보다. 명량해전을 다룬 또 다른 소설이 있다. 밀리터리 소설 전문인 김경진씨가 지은 '격류'라는 책이다. 그 책에서는 아군 뿐 아니라 왜군, 왜병 개인에 대한 사연들까지 모두 담아져 있어 피아간의 절실함이 영화보다 훨씬 낫다. 아무래도 제한된 시간의 영상매체에 비해 분량에 대한 제한이 작가의 개인역량에 따른 활자매체가 가진 강점이려니 싶다. 영화에서 저격수가 이순신을 저격하는 장면은 소설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소설의 저격수와 조선 장수의 화살 대결은 정말 손에 땀을 쥘 지경이었다.

 

상상력은 영화가 가진 또 하나의 힘이고 매력이다.

하지만 역사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빈틈에 대해서만 상상력을 허용하기에

영화제작자나 감독 입장에선 다소 서운한 부분이 있을지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김한민 감독이 실제 역사와 무관한 장면들을 넣은 것들은 무슨 의도였을까

영화니까...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전투 전후로의 공포감, 좌절감, 절박함 등을 극대화하려고 한 것일까. 하긴 뭐 아무려면 어떠랴. 흡족하게 영화를 보고, 영화를 만든 제작진에게 감사했으면 그만이지.

 

P.S.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의 영화와 실제 역사의 오류들.

1. 거북선의 등장 -- 거북선은 칠전량 해전에서 모두 깨졌다. 명량전투의 투입을 위해 거북선을 새로 건조하는 장면은 실제 역사에선 없었던 일.

2. 선상 백병전 -- 내가 아는 한 명량 전투에서 선상 백병전은 없었다. 실제로 조선 수군의 피해는 전사자, 부상자 수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 백병전이 벌어졌다면 조선 수군의 피해가 그 정도에 그쳤을 리가 없지.

3. 이순신의 암살 시도 -- 암살시도가 있었다면 난중일기나 조카가 후일 작성한 행록 등에 언급되지 않았을리 없다. 하지만 당시 장수들은 이순신이 부재하여 전투를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3. 배설의 죽음 -- 배설이 명량 전투를 앞두고 또다시 도망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망치던 중 화살을 맞아 죽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모두 끝난후 붙잡혀 권율에 의해 처형당한다.

4. 구루지마의 죽음 -- 구루지마가 맞나, 그 이름이...그는 백병전 중 죽은 것이 아니라 전투 와중에 전사한 것을 준사가 발견하여 건져올린 것이 맞다. (사실 난중일기에 나온 목이 잘려 걸린 왜장이 구루지마인지는 좀 헷갈린다...집에 가서 난중일기를 다시 들쳐볼까...)

 

十五日癸卯 晴
1597년 9월 15일. 맑음.

招集諸將 約束曰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되,

兵法云 必死則生 必生則死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 하였고

又曰 一夫當逕 足懼千夫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 했는데

今我 之謂矣
이는 오늘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 亂中日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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