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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찹하다 또 생떼같은 젊은이들이 죽어갔다. 손 쓸 틈 없었다는 화마였다지만, 늘 그렇듯이 '사고' 보다는 '인재'가 부각되고 또 올 한해 지겹게 들었던 사고대응과 속터지는 진상발표가 반복된다. 그 현장에, 아내가 나가 있다. 상황실이라고 천막 하나 쳐놓고 앉아 있다는데 거기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함께 억장만 무너질 뿐.. 참, 기가막힌 한 해로군. 남편은 4월에 팽목항에 나가 자리를 지켰고 아내는 해가 지나기도 전에 또다른 참사 현장에 가 있구나. 2014. 11. 17.
[28] 어제, 아니 그제 밤. 퇴근 후에 무심코 집어들고는 자정까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어치운 책. 소설책. 본래 소설책은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잘 손에 잡히지 않는 편인데 아내가 오래전에 구해놓고 읽다가 덮어버린 책을 주어들고 4시간 만에 독파해 버렸다. 우연찮게, 그러나 삽시간에 덮친 재난 속에서 국가는 쉽게 한 도시를 봉쇄하고 시민들을 버리고 거리낌없이 살육한다. 읽는 내내 영화 '감기'가 떠오르고 버림받은 '세월호'가 떠오르고 봉쇄당한채 죽어간 '80년 광주'가 떠오르며 가슴이 막히고 화가 치밀고 한없이 슬퍼지는 감정들을 부여잡고 읽은 것 같다. 소설적 구성이 치밀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으나 마치 영화 한 편을 본듯한 기분. 절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떤 형태든 언제든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소재.. 2014. 11. 14.
[인터스텔라,2014] (이미지: Daum영화) 정말.... 환상적이다 라고 할 수 밖에... 한가지, 영화 속 저 우주선의 이름이 '인듀어런스(INDURANCE) 20세기 초 남극탐험중 조난 당했으나 '위대한 실패'로 기억된 어니스트 새클턴의 남극탐험 속 배 이름이다. 감독은, 아니 작가는 그 의미를 부여하고자 우주선의 이름을 지었을까 잠깐 생각해본다. 2014. 11. 14.
[The Guardian, 2006] (이미지: Daum 영화) 베테랑 해난구조대원의 이야기. '가디언'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도 케빈 코스트너다. 연거퍼 그의 영화 이야기만 적는건 어떤 의도도 없는 순전한 '우연'. 치열한 훈련을 통해 구조대원으로 성장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그들을 훈련시키는 베테랑의 살신성인이 있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이들의 숭고함을 드러내는 영화적 흐름이 뻔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의도된 감동에 동조하는 것은 현실 속에서 타인을 위해 생명을 거는 이들이 엄연히 존재하며, 더더욱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그들에게 마땅한 존경과 대접을 외면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해난 사고에 투입되는 구조대원의 이야기는 아직도 선명한 4월의 세월호를 더더욱 선명하게 떠올리게 했.. 2014. 11. 4.
마왕을 애도하며 회사 보안정책이 어찌나 훌륭한지 이미지나 노래 링크 불가하여 그가 좋아했다던 노래의 가사만 옮기고 천천히 읽어본다. 안녕, 마왕. 민물장어의 꿈 - 작사/작곡/노래 신해철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 2014. 10. 28.
가을 ​ ​ 워크샵차 온 원주 몰랐던 가을이 눈 앞에 서 있다. 아. 참 무심했구나... 2014.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