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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 저 멀리 도시를 에워싸고 산줄기 위에 대기하고 있는 구름 떼가 마치 진군의 나팔을 기다리는 창칼로 무장한 군대같이 느껴진다. 저들은 이 도시를 뒤덮어 비바람을 쏟아부을런지 아니면 평온을 남기고 물러갈런지 이제껏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바라보며 숫자에 골몰하던 나를 머쓱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도시가 아닌 광할한 초원위에 저 산과 구름이었다면 이 자리 이대로 작은 텐트 하나 치고 주저앉아 나도 함께 노려보고 싶건만. 아깝다 아까워 2014. 10. 13.
아버지의 이름으로 배우 차승원 씨와 관련된 요 몇일 사이의 기사를 오늘에야 제대로 읽었다. 연예계의 특정인이 거론되는 인터넷 기사들은 대부분이 그렇듯이 방송에서 어쨌느니 하는 중계성 기사라던지, 아니면 별 영양가 없는 가십거리나 자극적인 기사들이 많은 터라 잘 들여다 보지 않는 편인데, 차승원씨에 대한 이 기사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생각부터 든다. 20여년간 소식도 없던 친부가 나타나서, 유명인이 친아들처럼 대해 왔기 때문에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한 사연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리고 고금을 막론하고 (태초?의 원시공동체가 아닌 이상) 사람과 사람이 사는 사회에선 늘상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난 대체로 기른정에 대해 우호적인 편인지라, 물론 아비의 입장이 아니라 자식의 입장이 더 중요하지만, .. 2014. 10. 7.
[3 Days to kill] 딸바보 아빠의 액션 (이미지: Daum 영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3 Days to kill' 포스터나 시놉시스를 보면 딱 그만그만한 액션영화다. 그러려니 하고 케빈 코스트너에 대한 호감만 믿고 보았으나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뭐냐 이거, 그만그만한 액션영화가 아니잖아??? 늙고 병들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전직 요원의 마지막 임무....(최대한 스포가 안되려 노력중. 적어놓고 보니 또 그만그만한 액션 영화의 카피 같네. =.=) 뭐 어쨌든 액션과 가족이라는 두 축으로 전개되는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족, 그리고 반항기 어린 10대 딸과의 소통을 위한 우리의 주인공 아빠 에단의 모습은 액션에 가리기는 커녕 되려 액션을 가리고 있다. 10대 딸에 대한 부성애와 액션을 함께 다룬 영화로는 그.. 2014. 9. 23.
[화이트아웃] 케이트 베킨세일 (이미지: Daum영화) 케이트 베킨세일 이란 배우를 참 좋아한다. 레이첼 와이즈와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외국여배우 쌍두마차이다. (그 다음이 에바 그린과 매를린 스토우, 르네 루소 정도.) 하여튼, 케이트 베킨세일이 출연한 영화는 가급적 찾아보는 편이다.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음... 한 미모+몸매인 것도 이유가 되고(쿨럭!) 왠지 순수해 보이면서도 지적인 이미지인 것도 이유가 된다. 이유를 두 가지만 대면 왠지 속보일 것 같아 굳이 하나를 더 대자면 지금까지 보아온 그녀의 출연작 중에서 그래도 실망한 작품이 없어서 -물론, 모두가 훌륭했던 것만은 아니지만-라고 추가해본다. 화이트아웃이란 영화는 남극기지에서 거센 얼음폭풍으로 모두가 철수하기로 한 당일날 발생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스토리의 짜임.. 2014. 9. 16.
꿔바로우. 맛나다. 오랫만에 후배들과 만나 술 한 잔 나누었다. 한 녀석이 강력 추천하는 곳으로 2차를 갔는데 중국집... (나름 '정통' 중국집이랜다. 조선족이 아닌 오리지널 중국인이 운영한다는...) 그 곳에서 먹은 것이 그러니까... 하얼삔맥주... 칭따오 맥주는 먹을 기회가 종종 있지만, 하얼삔 맥주는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이라고 맛만 보잖다. 먹어보니 이거 정말 부드럽다. 내가 술 가지고 부드럽다 하는 표현은 절대 안쓰지만, 이것 만큼은 예외다. 진짜다. 고려촌.... 중국 술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주(증류주) 일종인데, 중국사람들도 조선족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단다. 후배는 이 걸 가장 강추하였는데, 내 입맛에는 기존의 고량주와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 물만두... 이건 그냥 흔한 물만두와 다른 것 같지 않았는.. 2014. 9. 15.
명판결 가급적 정치,사회 얘기는 안하려 했건만 오늘 아침 모 판사님의 판결이 하도 걸작인지라,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너무 아까워서 한줄 코멘트. 그러니까 말인즉슨... "썸을 타기는 했지만 썸씽은 아니다" 뭐 이런 뜻? 아마 열라 공부 많이 하시어 판사가 되셨을테고 암기 위주 학습법의 그야말로 대명사일 것이 법학공부일 것인데 그러고보면 암기 위주 학습법이 창의력을 죽인다는 말은 다시 한번 제고해 봐야 하지 않을까? 아마... 십 년 전 쯤의 관습헌법 다음으로 창의적인 판결인 듯... http://media.daum.net/issue/438/newsview?issueId=438&newsid=20140911160011620 2014. 9. 12.